개원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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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관행과 위반 사이 — 선은 조용히 움직였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몇 년째 같은 방식으로 청구했고, 어제와 똑같이 진료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날 문제가 된다. 원장이 변한 게 아니다 — 관행과 위반을 가르던 선이, 진료실 밖에서 조용히 이쪽으로 옮겨왔을 뿐이다. 이 글은 그 움직인 선에 관한 이야기다. 개원토픽VOL. 16 개원가 리스크 · CLINIC & RISK 난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글 · 개원토픽 편집팀 편집 · 메디게이트 개원토픽 편집팀 읽는 시간 7분 EDITOR'S INTRO · 개원토픽 편집팀 지난 호가 데스크에서 눈에 보이게 새는 것들 — 노쇼와 환불 — 을 다뤘다면, 이번 호는 훨씬 조용한 누수를 이야기한다. 원장은 어제와 똑같이 서 있는데, 어느 순간 그 발밑이 위험해져 있는 경우다. 개원가에는 오래 '회색'으로 남아 있던 청구의 자리들이 있다 — 비급여와 급여의 경계를 관행대로 처리하던 것, 다빈도 코드를 관성으로 올리던 것, 근거 기록을 '대충 맞겠지'로 넘기던 손. 오래 아무 일 없었기에 그것은 '표준'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청구에 '부당'이라는 이름표가 붙는다. 바뀐 건 원장의 청구가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선이다. 그래서 이번 호의 질문은 '무엇을 하지 말라'가 아니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아직도 어제와 같은 자리인가 — 그것을 묻는다. 핵심 요약 개원가의 위험은 원장이 나빠져서 오지 않는다. 원장은 그대로인데, 관행과 위반을 가르던 선이 진료실 밖에서 움직여서 온다. 복지부가 2년 만에 거짓청구 기획조사를 재개했다(2026년 8~10월). 눈여겨볼 건 조사가 노골적인 '가짜'만이 아니라 부풀림·관행적 처리 같은 청구의 회색까지 본다는 것 — 넘어가던 여지가 좁아지고, 그 여파가 거짓청구와 무관한 성실한 원장의 애매한 청구에까지 닿는다. 문제는 진료실 안의 시간은 어제와 오늘이 똑같아서, 원장이 그 이동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다. '늘 하던 대로'는 안전의 증거가 아니라 선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방어는 매뉴얼이 아니라 관점에서 시작된다 — 어제의 관행을 오늘의 기준으로 다시 읽는 것. 관행 어제는 문제되지 않던 자리 회색 애매해서 넘어가던 곳 — 지금 좁아지는 중 위반 오늘 선이 그어진 이름 — 어제와 같은 행동 선은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 관행에서 위반으로. 행동은 그대로인데 이름표만 바뀐다. 몇 년째 같은 방식이었다. 환자도, 직원도, 청구 화면도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늘 하던 그 방식이 문제라는 연락을 받는다. 원장은 억울하다.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는데. 바로 그 억울함이 이 글의 출발이다. 원장의 말은 사실이다 — 정말로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다만 관행과 위반을 가르던 선이, 그가 모르는 사이 진료실 밖에서 이쪽으로 걸어왔을 뿐이다. 원장은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발밑의 금이 옮겨진 것이다. PART 1 선은 어디서 움직였나 멀리 갈 것도 없다. 복지부가 2년 만에 거짓청구 기획조사를 다시 꺼냈다(2026년 8~10월). 노골적인 '가짜' — 하지도 않은 진료를 지어내거나, 오지 않은 환자를 기록하던 것 — 만 겨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번 조사의 중점 항목을 보면, 허위 입원과 미실시 청구 옆에 진료비 부풀리기와 비급여 이중청구가 나란히 있다. 노골적 거짓과 '관행으로 굳은 처리'의 경계가 흐릿한 것들이다. 게다가 대상은 심평원의 빅데이터 감지시스템이 골라낸다 — 청구가 통계적으로 튀면, 성실한 곳도 그물에 걸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연 96억 누수' 같은 숫자가 아니라, 바로 그 그물의 촘촘함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다빈도·고단가 코드를 관성으로 올리던 습관, 비급여와 급여의 경계를 두루뭉술하게 처리하던 방식, 근거 기록을 '대충 맞겠지'로 채우던 손. 대개 이것들은 지어낸 거짓이 아니라 오래 굳어 관성이 된 처리다. 어제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 데이터가 촘촘해지고 기준이 조여지면서, 같은 처리가 조금씩 '부당'이라는 이름에 가까워진다. 원장이 청구를 지어낸 게 아니다. 다만 관행과 위반을 가르던 선이, 그가 모르는 사이 관행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을 뿐이다. 예전엔 넘어가던 회색을, 이제는 더는 넘어가지 않는 쪽으로. “ 바뀐 것은 관행이 아니라, 관행을 바라보는 선이다. EDITOR'S NOTE PART 2 원장은 왜 그 선을 못 느끼나 이상한 일이다. 선이 그렇게 움직이는데, 정작 진료실 안의 원장은 좀처럼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진료실 안의 시간은 어제와 오늘이 똑같기 때문이다. 선은 밖에서 움직인다 — 데이터 분석 속에서, 감시 시스템 안에서, 제도의 문장 위에서. 원장의 손끝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관행은 반복될수록 더 안전해 보인다. 다들 하니까, 몇 년째 아무 일 없었으니까. 그 무사고의 기록이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바로 그 안정감이 함정이다. '몇 년째 괜찮았다'는 선이 그 자리에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그저 아직 그 자리에서 선과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 혹은 선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늘 하던 대로'라는 말은 두 얼굴을 가진다. 오래 원장을 편하게 해준 안전벨트이면서, 동시에 선이 지금 어디 있는지 오랫동안 쳐다보지 않았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 '늘 하던 대로'는 안전의 증거가 아니라, 선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신호다. EDITOR'S NOTE PART 3 선을 다시 그어보는 습관 그렇다고 겁먹고 진료를 움츠릴 일은 아니다. 필요한 건 두꺼운 매뉴얼이 아니라 관점 하나다. 내 청구와 기록을 '어제의 관행'이 아니라 '오늘의 선'으로 한 번 다시 보는 것.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질문 하나로 시작된다. 애매한 항목 앞에서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 "이걸 오늘 처음 하는 일이라면, 지금 기준에서도 똑같이 할까?" '다들 하니까'와 '몇 년째 이렇게 했으니까'를 잠시 내려놓고 나면, 관행의 관성이 벗겨지고 지금의 선이 보인다. 대개 원장은 답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관성이 그 답을 가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회색을 발견하면, 남이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지운다. 관행이 위반의 이름표를 달기 전에 원장이 먼저 바로잡은 흔적은 — 훗날 그것이 나쁜 뜻이 아니라 몰랐거나 뒤늦게 고친 것이었다는, 가장 정직하고 강력한 증거가 된다. 선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선을 그어보는 것이다. KEY PRINCIPLE 위험은 원장이 달라져서 오지 않는다. 원장은 그대로인데, 선이 움직여서 온다. 방어는 어제의 관행을 오늘의 기준으로 다시 읽는 데서 시작된다 — 선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그어보는 것. EDITOR'S NOTE · 개원토픽 '늘 하던 대로', 라는 말 그 한마디는 오래 원장을 지켜준 안전벨트였다. 그런데 선이 움직인 지금, 같은 말이 원장을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세운다. 거짓청구 조사가 2년 만에 돌아왔고, 그 시선은 노골적인 가짜만이 아니라 오래된 청구의 회색까지 향한다 — 넘어가던 여지가 좁아진다. 겁먹을 일은 아니다. 다만 한 번쯤, 내가 선 자리가 아직 어제의 그 자리인지 조용히 확인해 볼 때다. 관행과 위반움직인 선오늘의 기준 자주 묻는 질문 Q. 몇 년째 같은 방식으로 청구해 왔는데, 왜 이제 와서 문제가 되나? 관행이 바뀐 게 아니라, 관행과 위반을 가르던 선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진료실 안의 방식은 어제와 똑같아도, 밖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감시, 제도가 회색지대를 계속 좁혀 왔다. '몇 년째 아무 일 없었다'는 무사고 기간은 안전의 보장이 아니라, 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Q. 노골적인 거짓청구를 한 적이 없어도 조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나? 될 수 있다. 이번 조사의 중점 항목은 하지 않은 진료를 지어내는 '가짜'만이 아니다 — 진료비 부풀리기, 비급여 이중청구처럼 '고의 거짓'과 '관행적 처리'의 경계가 흐릿한 것까지 포함한다. 게다가 대상은 심평원의 빅데이터 감지시스템이 고른다. 진료를 지어내지 않았어도 청구 패턴이 통계적으로 튀면 소명을 요구받는다. '나는 거짓청구를 안 했다'는 것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 이유다. Q. 회색이라면, 결국 애매한 건 다 문제라는 뜻인가? 아니다. 애매하다고 다 위반은 아니다. 다만 예전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넘어가던 여지가 좁아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애매한 항목일수록 판단 기준을 바꿔야 한다 — '다들 하니까'가 아니라 '지금 기준에서 설명되는가'로. 실제로 진료했고 기준을 오해한 착오였다면 그것을 기록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하고, 그 기록이 곧 방어가 된다. Q.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매뉴얼보다 관점이 먼저다. 내 청구를 '어제의 관행'이 아니라 '오늘의 선'으로 다시 보는 습관이다. 애매한 항목 앞에서 '이걸 오늘 처음 하는 일이라면, 지금 기준에서도 똑같이 할까'를 물어보는 것만으로 관행의 관성이 벗겨진다. 회색을 스스로 먼저 지운 기록은, 나중에 그것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가장 좋은 증거가 된다. 글 · 편집 — 메디게이트 개원토픽 편집팀. 본 콘텐츠는 개원가의 청구·운영 관점을 돕기 위한 정보성 매거진으로, 개별 청구의 적법성, 산정기준 해석, 현지조사 대응 등은 국민건강보험법·관련 고시 및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안은 반드시 의료 전문 변호사·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제도·조사 관련 언급은 2026년 8월 보도를 참고한 것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MSPAC 2026 메디게이트 개원토픽 섹션에 게재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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